작성일 : 16-10-18 10:47
(경향)[민주공화국-장기농성장]시간강사 처우개선 위한 10년의 싸움, 시간강사법은 "노예해방"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81  

지난 8월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국민은행 앞에 위치한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투쟁본부의 모습. / 최민지 기자

지난 8월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국민은행 앞에 위치한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투쟁본부의 모습. / 최민지 기자

지난 8월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국민은행 앞.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투쟁본부’ 농성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본부장 김동애씨(69)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미안한 목소리로 “새벽 5시 차 타고 광주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광주고법은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고(故) 서정민씨의 가족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중인 곳이다. 서씨(당시 45세)는 2010년 지도교수의 논문대필 강요와 임용비리를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저녁 김동애·김영곤씨 부부가 서울에 돌아오면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저녁 8시, 농성장을 다시 찾았다. 가로등 밑에 위치한 농성장은 노르스름한 빛을 내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농성장 안에 들어섰다. 1.5평 남짓한 공간 안은 정수기와 냉장고, 밥상 등 살림살이로 가득했다. 달달달 돌아가는 A4용지 크기의 선풍기 두 대가 여름밤 더위를 쫓아냈다. 돗자리 위에는 개미 여러 마리가 기어다녔지만 남편 김영곤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문을 읽어 나갔다. 직접 전구에 줄을 매달아 만든 스탠드는 신문 읽기에 충분했다. 온갖 살림살이로 가득한 이곳은 김동애씨가 대표로 있는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투쟁본부”다. 김동애씨와 남편 김영곤씨는 2007년 9월 이 농성장을 설치하고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10년째 변함없이 농성장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10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김동애씨는 장기농성을 두고 “끊임없이 양파껍질 벗기듯 자기 자신을 버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10년을 버티냐 하는데, 우리에겐 매일매일 시시각각으로 사건이 일어나요. 하루하루가 치열하고 처절한 싸움인거죠. 장기농성 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울 것 같지만 결코 여유롭지 못해요. 여름엔 아침에 문을 닫고 나오면 그 열이 50도까지 올라가거든요. 그 더위랑 싸워야지 다른 정신이 없어요. 하루하루를 끊임없이 싸워야 할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10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잊혀지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장기농성하는 사람들의 제일 어려움이 잊혀지고 있다는 거예요. 어떤 문제가 일어나잖아요. 그럼 더 큰 문제가 일어나서 그 문제를 덮어버려요. 예를 들어 용산참사가 일어나면 그걸 쌍용이 덮고 그걸 세월호가 덮고 하는 식이에요. 그게 현안이니까 다들 다 그리로 가죠. 안 갈 수가 없죠. 점점 무지막지 하니까요. 정권이나 자본들이 갈수록 포악해지거든요.”

2008년 3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천막농성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애씨의 모습  /강윤중기자

2008년 3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천막농성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애씨의 모습 /강윤중기자

■ 또 미뤄진 시간강사법…시간강사법 제정은 “노예해방”

전국의 대학시간강사는 지난해 4월말 기준 약 5만 9000여명에 이른다. 그들 대부분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고 일한다. 교육부가 지난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 시간강사들의 평균연봉은 811만이었다. 김동애씨는 정규직 교수와 시간강사들의 비정상적인 급여 차이를 지적했다. “강사들 일년 연봉이 400~500만원이에요. 강의도 많이 안 주고. 근데 정규직 교수되면 평균 연봉이 1억이거든요. 그 차는 엄청나죠. 어떻게 하든 정년퇴직하는 날까지도 정규직 교수 하겠다는 마음으로 엎드려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정규직 교수들은 강사를 천민 집단으로 보는 거죠. 본인도 얼마 전까지 강사로 있던 사람이 더더욱. 지식인들이 자기 내던지면서 비정규직 얘기 안 하는 겁니다. 진보적인 교수들이 깔짝깔짝 한 두마디 해주는 정도지. 이제는 다 비정규직이잖아요. 집단으로 항의하고 이런 거 없잖아요.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졸업하면 대부분 비정규직이에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런 얘길 안 하지. 눈을 가려서 세상 모르게 만드는거죠.”

지난해 12월, 국회는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인정 등 처우개선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시간강사법)을 유예시켰다. 3번째 유예였다.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 자살 이후 시간강사 처우를 개선을 위해 제정된 이 법은 원래대로라면 2016년부터 시행해야 했다. 오랜 세월 학수고대했던 법안이 2년 더 미뤄지자 김씨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는 너무 놀란 게 강사법 시행 유예하자고 할 때 200명이 찬성한 거예요.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났어요. 통과시킬 때 반란표 나올까봐서 그랬는지 여러가지 통과시킬 법안 중에 순서를 1번으로 해놨더라고요. 너무 화가 나서 새누리당 앞에 램프 켜놓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어요. 교원 자격 인정 안해주려고 그러는 거냐고요. 내가 10년을 어떻게 싸웠는데 또 유예냐. 내 나이 칠십인데 내가 덥고 춥고 이런 걸 몰라서 이렇게 살겠냐고 길바닥에서. 누군 집에서 편하게 있을 줄 몰라서 이러고 있는 줄 아냐고요.”

김동애씨는 대학강사집단에 대해 ‘모래알’이라고 표현했다. “생산직 노동자들은 현장이 같이 있잖아요. 같이 협력해서 물건을 만들고요. 근데 강사들은 혼자 강의실 들어가서 강의하고 혼자 연구해요. 현장 자체가 같이 어울려서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모래알 같아요. 지식인들의 특성이라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도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해요. 우리가 주장하는 건 교원, 그러니까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신분을 찾으려는 거예요. 노예해방 같은 거죠. 우리는 다 21세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해를 못해요. 우리가 주장하는 1년 계약, 4대보험, 퇴직금 이런 건 사실 근로기준법 수준이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은 이해시키기도 어렵고 연대도 어렵고요. 이 문제는 강사 당사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이화여대 보세요. 소통이 가능하냐고요. 밀어부치는 거죠. 정권에 자본에 교육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어요. 이대 교수가 학생들한테‘너희들이 무슨 주인이야 4년 있다 졸업하는데’ 라고했잖아요. 그게 단적인 거죠.”

▶ [관련기사] 대학 당국 불통에... 줄 잇는 학교 점거 농성

지난 2010년 국회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애·김영곤 부부의 모습/김정근 기자

지난 2010년 국회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애·김영곤 부부의 모습/김정근 기자

■“사람들이 연예인 스케줄이라고 하더라고요”

3000일 넘게 이어진 투쟁이지만 김씨 부부는 여전히 매일매일이 바쁘다. 김동애씨는 농성장의 하루 일과를 이렇게 소개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필요한 문건을 쓴다든지 하루 준비를 해요. 그 다음에 점심 때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요. 오후에는 연대를 가죠. 고려대에도 텐트가 있어요. 작년부터는 광주도 다니고요. 광주에서는 고법 가고 조선대 가고. 원래는 1주일에 한번씩 가고 그랬다가 경비 문제도 있고 해서 2주에 1번 가기도 했다가 최근에는 1주일에 한 번씩 가고요. 또 상명대 가고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가요. 앰프 틀고 시위하는 거죠. 대교협 사무실이 건물 22층에 있거든요. 들릴 리가 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거예요. 오후에는 여기저기 1인 시위하거나 집회를 가거나. 월요일에는 광화문에 시국 미사 하기 전에 1인 시위 하고요. 사람들이 연예인 스케줄이라고 하더라고요.”

길 위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은 건강했던 몸도 해쳤다. 김씨는 요즘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한다. 그는 “몸이 안 좋을 땐 무조건 쉬어요. 농성장에 박혀 있는 거예요. 갑산성기능저하증이 있어서 그 약도 먹어요. 근처 한의원 다니고 다른 병원은 안 가요”라고 말했다. 병원에 안 가는 이유를 묻자 김씨는 웃으면서 말했다. “어디 고장 났다 그러면 농성 그만둬야 하잖아. 언제 한 번은 병원에서 입원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근데 안 했어. 농성 못하니까”

지난 8월 26일은 김동애씨의 칠순 생일이었다. 농성장에서 맞는 9번째 생일이다. / 정지윤 기자

지난 8월 26일은 김동애씨의 칠순 생일이었다. 농성장에서 맞는 9번째 생일이다. / 정지윤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김동애씨는 “10년동안 우리 농성장 생활도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처음 몇 달은 전기가 없었어요. 근데 너무 불편하더라고. 국민은행에서 끌어다 쓰다가 얼마 안 있어서 끊어버리고. 지금은 농성장 앞 가판대랑 나눠 써요. 전기세도 나눠 내고요. 하루에도 옷을 서너번 갈아입을 정도로 더운데 전기가 없으면 못 살지. 10년 있다 보니 더위는 어떻게 피하고 추위는 어떻게 피하고 노하우가 생겨. 야만시대도 살았는데 지금이라고 못 살라고. 다 요령이 알아져요.”

에어컨이 없는 농성장에서 여름나기는 여전히 힘든 일 중 하나다.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시원하게 씻어내릴 샤워시설이 농성장엔 없다. “지금은 습관이 돼서 괜찮은데 처음에는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고요. 물 한 통 받아다가 하루를 쓰는 거예요. 국민은행 화장실에서 씻고 세수하고 하는 거 머리감고 물수건 해가지고 몸 닦고 그러고 살아요. 집에 가서 목욕하고. 제가 보기보다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라서 목욕탕 같은 데를 못 가요. 사람들이 처음에는 찜질방 가라고 했어요. 근데 못하겠더라고요.”

김씨 부부는 6년 전 고향인 충청남도 당진으로 내려갔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부부는 주말이면 농성장을 떠나 당진 집으로 내려간다. 물론 집에 간다고 해서 푹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주중 5일간의 농성을 이어가려면 주말내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주말 동안 집에서 일주일치 반찬을 해와서 밥만 여기서 해먹어요. 밥 사먹으면 감당이 안돼요 그리고 조미료 같은 거 많이 들어가니까 병이 나요. 주말에 가서 빨래도 하고 옷을 깨끗이 입어야 돼요 안그럼 병나요. 옷을 한보따리씩 갖고 와서 빨아요. 그러니까 주말은 쉴 수가 없어요. 가서 농사를 짓고 꽃도 기르고요. 꽃을 길러서 분재를 하는 건 아니고 1년 중에 봄에는 봄꽃, 여름엔 여름꽃. 그게 나름의 취미생활 하는 거예요. 고구마도 심고 마늘고 심고요. 또 집에 가면 황토방에서 나무 때고 사는데 그게 경제적으로 절약이 되고 몸에도 좋고요. 시골에선 난방비 감당 못해요. 우리가 수입이 없는데 어떻게 해. 기름값은 어떻게 대고. 근데 결과적으로 몸에는 좋더라고. 겨울에는 주변에 나무하는 게 일이에요. 주말에 집에 가서 불 때고 자면 이 노독이 풀려요.”

농성장 안 작은 테이블 위에서 각자 작업을 하고 있는 김동애·김영곤 부부 /정지윤 기자

농성장 안 작은 테이블 위에서 각자 작업을 하고 있는 김동애·김영곤 부부 /정지윤 기자

■ “꼭 해야되는 일이니까요”

10년이나 싸움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역질문이었다. “제 얘기 들어보니까 교원 지위를 회복시켜야 돼요 아니에요? 해야될 것 같죠? 꼭 해야되는 일이니까 하는 거예요. 그게 언제될 진 모르지만. 장노년을 보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실제로 보내고 있고요. 인생 큰 토막 하나를 보낼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가. 하는 데까지 하는 거예요.”

‘연대’ 또한 중요한 동력 중 하나다. 다른 농성자들과의 연대는 김씨 부부의 일과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콜트콜텍 문제든 우리 문제든 본질은 같아요. 자본과 싸우는 거거든. 연대하지 않고 그 거대한 자본이랑 어떻게 싸울 수 있겠어요? 이영이 선생님(상명대에서 강의하다 연구비유용 등 지적한 뒤에 강의 폐강 통보받은 시간 강사) 보면 알겠지만 젊은 날에 3년을 길에 있어도 누가 연대 해주나요? 진짜 연대해줘야 할 진보적인 교수들이 그만 싸우라고 해요. 처음 우리한테 도와달라고 왔을 때 나도 여력이 없다고 했어요. 근데 지금 같이 일주일에 한 번 상명대 가거든요. 그러니까 본인 표정이 훨씬 밝아지는 거예요. 이미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편해지잖아요. 혼자 어떻게 싸워요. 우리도 우리 둘만 보이죠? 하지만 전국이 강사들이 다 마음으로 돕고 있는 거예요. 서정민 선생님도 유서에 내 이름을 콕 집어서 적어놨더라고요 도와달라고. 우리는 바빠서 우리가 한 일 다 잊어버려요. 그런데 그분들은 우리를 보고 있다는 거예요. 늘 하는 얘기가 뒤에 가서 머릿수만 채워주자는 거예요. 그럼 힘이 되잖아요. 그게 연대에요.”

부부는 주말이면 충남 당진의 집으로 내려간다. 쉴틈없이 빨래를 하고 밑반찬을 만들어야 또 한주의 농성을 준비할 수 있다./ 정지윤 기자

부부는 주말이면 충남 당진의 집으로 내려간다. 쉴틈없이 빨래를 하고 밑반찬을 만들어야 또 한주의 농성을 준비할 수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 9월 7일 주말을 맞아 충남 당진의 집에 내려간 김영곤씨가 농사일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 9월 7일 주말을 맞아 충남 당진의 집에 내려간 김영곤씨가 농사일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 “민주공화국? 같이 밥 먹어야죠”

김동애씨에게 대한민국은 “목소리를 내면 배척당하는 나라”다. 김씨는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거의 포기했어요. 욕망이나 출세나 명예나 이런 것들 있잖아요. 왜냐하면 소외 시키거든요. 나는 어딜가도 절대로 적극적으로 어떤 집단 속에 뛰어들지 않아요. 왕따 당할 걸 뻔히 아니까. 내가 생각하는 원칙을 주장하잖아요? 그럼 공격이 들어와요. 우리나라에선 자기 목소리를 가져선 안 돼요. 가지면 그 날로 그 집단에서 왕따당하는 거예요. 난 역사를 배웠고 옳고 그름을 생각하면서 살아왔어요. 근데 옳고 그름 조차도 얘기하면 안되는 나라에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에 대해 물었다. 단박에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쪽(정교수)은 똑같이 가르치는데 1억을 한쪽은 교원 신분도 없고 연봉 500만~600만원 받아요. 그게 민주에요? 그게 공화국이에요? 김제동이 공화는 밥을 같이 먹는 거라고 했는데 이게 밥을 어떻게 같이 먹는 거예요? 같이 안 먹는 거죠. 논문 대필 시키고 그걸 관행이라고 하는 나라가 어떻게 민주공화국이냐고요. 절대 아니에요.”

김씨는 민주공화국에선 모두가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이 밥 먹어야죠. 한쪽은 시급으로 사는데 대학 교수들이 내 밥그릇 내 파이가 작아질까봐 막고 있어요. 그게 무슨 민주고 같이 먹는 거예요? 노예고 종이고 개처럼 살고 있는데 학생들은 그걸 모르고 언론은 감추고요. 이것부터 바로 잡아질 때 민주공화국이 되는 거예요. 대학은 사람을 가르치는 곳이잖아. 학생들이 주인의식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민주공화국이 되는 거예요. 그래야 밖에 나가서도 정치적 현안에 대해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지금은 내 자신의 권리도 찾지 못하잖아요. 내가 맨날 하는 얘기가 있는데 대학이 400개의 세월호라는 거예요.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어야 되는 줄 알아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여러가지 있잖아요 인생이 취직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지금 현재 대학은 학생들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바보로 만들고 있어요. 그 모순을 만들어낸 것이 강사의 교원지위가 없는 거예요.”

2010년 국회 앞 천막농성 1000일째를 맞은 부부의 모습.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농성장의 모습도 바뀌었다./ 김문석 기자

2010년 국회 앞 천막농성 1000일째를 맞은 부부의 모습.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농성장의 모습도 바뀌었다./ 김문석 기자

■목표는 ‘68혁명’

부부의 목표는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자 김동애씨는 막힘없이 “우리 목표는 68혁명”이라고 대답했다. 68혁명이란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회변혁운동이다. 대학생과 노동자가 권위주의와 보수적인 사회체제 에 반대하며 주도했고 프랑스 사회 부조리를 변혁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씨는 “한국사회가 산업화를 거쳐 지금 필리핀으로 가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강사들 교원 지위를 인정 안 하는 나라가 몇 없는데 그 중 하나가 필리핀이에요. 이걸 북유럽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김동애씨는 다시 한 번 서정민 교수 이야기를 꺼냈다. “경향신문에 인권상 받은 기자 있잖아요. 강진구 기자. 그 분한테 얘기 좀 해주세요. 전남대 서정민 교수 재판 관련해서 기사 좀 써달라고. 이거 사람 하나 살리는 일이에요. 강기자님이 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어요.”

김동애씨는 인터뷰 내내 “시간강사 문제를 노동문제로만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언론에서 시간강사들 이야기를 조금 다루긴 하지만 너무 노동문제에만 초점을 맞춰요. 강사들은 그냥 가르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교육을 하고 또 학생들 지도를 하고 연구도 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해달라는 거예요. 언론에서 이 시간강사 문제를 너무 불쌍하게만 다룬다는 거죠. 불쌍한 사람들로만 봐요. 기사에 한 줄이라도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시간강사도 교육자라고요.”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051300001&code=620101#csidx12ea146b1a46147be3615a85fc34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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